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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더 뉴 아반떼


안녕하세요. '모터로이드 - Motoroid' 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기사 형식이 아닌, 저만의 문체로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던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새롭게 출시된 날입니다. 


전 아반떼 AD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아반떼 前 오너이자 팬이었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썩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앞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유출 사진을 접하신 분들이라면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더 뉴 아반떼 유출사진


네 맞습니다. 저는 오늘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디자인'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유출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을 때부터 하고픈 말이 정말 많았지만, '정말 이렇게 출시될까?'라는 생각에 0.01% 희망을 걸고 오늘만을 기다려왔습니다. 물론 이변 따위는 없었습니다. 


물론 앞서 칼럼에서도 다뤘듯, 디자인에는 정답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역시 절대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저랑 반대되는 의견을 갖고 계신다고 해도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을뿐더러,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들과 편하게 의견을 공유하고 싶어 작성하는 글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하루 수없이 쏟아지는 아반떼 관련 기사들을 이미 접하셨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이번 아반떼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역시 '디자인'으로 판단됩니다. 


'젋고 역동적인 디자인', '감각적인 라이프 스타일 세단', '신차급 디자인' 등 여러 매체는 더 뉴 아반떼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변하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아반떼 AD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현대차는 이번 아반떼는 활공하는 제트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량 전면부는 강렬하고도 안정적인 이미지를, 후면부는 세련되고 날렵한 모습을 선사한다고 하네요.



멋스러운 설명을 듣고 흥미가 생겨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제 눈에는 익숙해지기는 커녕 머릿속이 복잡해져만 갔습니다. '뭐지, 이 디자인은?', '이 디자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아반떼 AD가 너무 잘 나와서 그런 건가?', '찌리리공', '삼각반떼?!'. 평소 디자인에 대해 관대하던 저마저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이번 아반떼가 정말 파격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삼각형...?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반떼 디자인이 논란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떠올려봤습니다. 첫 번째 이유, 바로 '삼각형'을 강조한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입니다. 다들 아시곘지만 자동차 디자인에서 삼각형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금기시되던 디자인 코드입니다. 삼각형은 모양 자체만으로도 개성과 성향이 너무 강해 자칫 어우러지지 못하고 전반적인 디자인 조화를 뭉개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아반떼는 헤드램프, 안개등, 테일램프 등 차량의 인상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에 모두 삼각형이 적용됐습니다. 혁신적 변화와 개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로 인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이상 노멀하지 않으니 '슈퍼 노멀'이라는 기존 타이틀과도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저 개인적으로도 자동차 디자인에 삼각형을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아반떼에 적용된 삼각형 콘셉트도 마음에 와닿질 않는군요. '완벽에 가까웠던 아반떼 디자인에 굳이 삼각형을 적용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나서보기로 했습니다. 문득 '잘만 고치면 괜찮은 디자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거든요. 포토샵도 다룰 줄 모르기에 가장 기본 프로그램인 그림판을 켜고 극한 노동 작업으로 디자인을 직접 수정해봤습니다. 


저는 아반떼 전면부를 보고 불호를 느끼는 요인을 세 가지로 꼽습니다. '삼각형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 '헤드램프 미간 거리가 너무 좁아져 차가 얄밉고 작아 보인다는 점', '현대차의 그릴과 헤드램프가 이어져 전체적인 조화가 깨졌다는 점'. 


上 : 더 뉴 아반떼 / 下 : 그림판으로 수정한 아반떼


그래서 몇 가지 부분만 수정해봤습니다. 삼각형 디자인의 비중을 줄이고, 헤드램프와 그릴이 이어지지 않도록 분리, 마지막으로 삼각형 안개등을 없애고 기존 아반떼 AD의 안개등을 삽입했습니다. 정말 일부분만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전반적인 인상이 확 달라지는 것을 살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정도만 돼도 '만세'는 못 외쳐도 '괜찮네'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上 : 더 뉴 아반떼 / 下 : 그림판으로 수정한 아반떼


이번엔 조금 어두운 외장 컬러의 아반떼를 수정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몇 가지만 바꿨을 뿐인데도 다른 차처럼 보입니다. 물론 제가 수정한 것이기에 제 기준이겠지만요. 다른 의견이시라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쏘나타 뉴라이즈


자, 이번엔 후면부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반떼 디자인을 언급하기 전에 쏘나타 디자인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쏘나타 페이스리프트인 '뉴라이즈' 역시 디자인 논란을 낳은 차종 중 하나입니다. 렌더링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고, 특히 후면부는 네티즌들로 하여금 지적을 정말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아반떼 뉴라이즈...?


번호판을 아래로 배치하고, 'SONATA' 영문 레터링을 중앙에 크게 배치한 디자인. 이런 뉴라이즈 디자인이 아반떼에도 적용됐습니다. 극호보다는 불호에 무게가 쏠리던 디자인을 연이어 적용하다니. 동일한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았다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디자인 선호도 조사'라도 좀 하고 반영했을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上 : 더 뉴 아반떼 / 下 : 그림판으로 수정한 아반떼


그래서 이번에도 부족한 실력이지만 직접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제 스타일로 말이죠. 저 역시 쏘나타 뉴라이즈같은 후면부 디자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번호판을 아래로 배치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죠. 후면부는 딱 이부분만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제 눈에는 큰 변화처럼 느껴지네요. 어쩌면 정말 조금만 손바꿔 괜찮은 디자인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무조건적으로 이번 아반떼 디자인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이 자리를 빌려 공유해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아반떼 AD


저는 이전 아반떼 AD를 탔었던 한 사람이자, 개인적으로 MD에서 AD로 넘어가면서 정말 좋게 변했다고 느껴왔던 사람입니다. 실제 아반떼 AD 오너분들은 비슷하게 느끼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정말 보면 볼수록 정이 가고, 준중형급 차종에서 나올 수 없는 뛰어난 외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반떼 스포츠


특히 아반떼 스포츠 디자인은 현대차 역사에서 손에 꼽을만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합니다. 순정도 매우 멋스럽고, 조금만 손보면 수입 스포츠카 못지않은 자태를 자랑합니다. 일전에 아주 잘 꾸며진 아반떼 스포츠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가장 예술적인 스포츠카로 꼽히는 재규어 F-타입 옆에 나란히 있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모습이 아직도 잊히질 않습니다. 





완성도 높은 아반떼 스포츠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던 건 기본적인 AD 디자인이 수준급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다시 한 번 아반떼 AD의 디자인을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아반떼 AD가 그리워도 앞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아반떼는 바뀌었으니 말입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불호를 외친 수많은 네티즌 반응과 동일한 실적이 나타날지, 아니면 네티즌 의견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드러나게 될지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출 사진이 퍼지는 순간부터 아반떼 디자인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부분변경 직전 아반떼를 구입하기 위해 고객들이 몰렸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얼굴 바뀐 아반떼는 앞으로 어떤 실적을 기록하게 될까요? 궁금증 반 기대 반으로 추후 실적을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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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 불어닥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패밀리룩'이다. 패밀리룩을 입히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고유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 같은 브랜드 소속 제품 간 디자인 통일성을 완성함으로써 한눈에 봐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알아차릴 수 있고, 나아가 브랜드를 쉽고 빠르게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左 : 현대 캐스케이딩 그릴 / 右 : 기아 호랑이코 그릴 


대다수 자동차 제조사들이 독자적 패밀리룩을 차량에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도 각각 '캐스케이딩 그릴', '호랑이코 그릴'이라고 불리는 패밀리룩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며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차 디자인 최고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


특히, 기아차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호랑이 코 그릴'은 흥미로운 부분이 매우 많다. '타이거 노즈' 또는 '호랑이코 그릴'이라고 불리는 해당 디자인 요소는 지난 2006년 기아차 디자인 최고 책임자로 영입된 피터슈라이어의 영향을 받아 기아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디자인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특히, 호랑이코 그릴이 적용된 3세대 스포티지와 K5의 등장은 당시 '혁명'이라 불릴정도로 큰 충격을 안겨줬다. 더욱 재밌는 점은 최근 출시된 차량에도 변함없이, 그리고 꾸준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 그릴


같은 식구라 볼 수 있는 현대만 봐도 디자인 일관성을 지킨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현대는 '헥사고날 그릴'이라는 패밀리룩을 적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케스케이딩 그릴'이라는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시키며 단기간에 디자인 언어를 변경했다. 


기아 봉고 3에도 호랑이코 그릴이 자리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호랑이코 그릴이 기아차의 대표 트럭인 '봉고 3' 차량에도 입혀졌다는 사실이다. 봉고 3는 생계형 상용차로 분류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예외로 분류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현대차의 대표 트럭 '포터2'에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돼 있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이는 기아차가 호랑이코 그릴이라는 패밀리룩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신경쓰고 있는지 새삼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자고로 우리가 흔히 명품(名品)이라 부르는 또는 명품으로 여겨지는 브랜드가 갖는 공통점 중 하나는 '일관된 가치관을 오랜 세월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세계의 명품이라 여겨지는 럭셔리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오랜 전통 속에도 그들만의 고유 정체성을 잘 간직해왔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 대중들은 이 어려운 일을 해낸 브랜드들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야말로 이들이 명품이라 칭송받을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다. 


기아 K9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현재 기아차의 디자인 행보는 매우 흥미롭다고 볼 수 있다. 호랑이코 그릴이라는 상징적 디자인 언어를 변함없이 유지하면서도 모델별 특성에 따라 재해석해 적용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K3에는 스타일리시하게,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스포티하게, 대형 K9에는 기품있게. 같은 호랑이코 그릴이라고 해도 풍기는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 




기아 K3


물론 호랑이코 그릴을 디자인적으로 비판하는 대중도 많았다. 하지만 기아는 누구보다 꿋꿋하게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정체성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과연 미래 기아차에서도 호랑이코 그릴을 살펴볼 수 있을까? 또 호랑이코 그릴은 어떻게 진보하게 될까? 앞으로의 기아차 디자인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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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Report]


패밀리룩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 불어닥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패밀리룩'이다. 명확하게 다른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만의 공통된 디자인 언어를 입혀 비슷한 외모를 뽐내는 자동차들. 우리는 이를 패밀리룩이라 일컫는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패밀리룩을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고유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 소속 제품 간 디자인 통일성을 완성함으로써 한눈에 봐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너무 닮은 모습에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했다.


패밀리룩 보편화는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패밀리룩이 적용되며 외형적인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게 된 메르세데스-벤츠 S-E-C 클래스가 있는데, 이를 두고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디자인 행보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인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로 아우디와 현대다. 



올해 초 아우디는 각각의 모델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 CEO 루퍼트 슈타들러(Rupert Stadler)는 "우리의 디자인 언어는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해왔지만, 이제 세계 각국 주요 시장에서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해냈고, 디자인 철학을 바꿔 각 모델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모델별 디자인 차별화에 대한 뜻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차들은 최소 6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디자인이 유지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우디 디자인 총책임자 마크 리히트(Marc Lichte) 또한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디자인 차별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각 모델별로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을 지니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우디뿐만이 아니다. 현대 또한 미래 디자인의 철학으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루크 동커볼케(Donckerwolke)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2018 뉴욕 모터쇼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내년 말이나 내년초, 비슷한 스타일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자동차를 보게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 현대차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어 비슷한 디자인이 적용되는 패밀리룩에 대해 '지루한 풍경'이라 표현하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으며, 구체적인 디자인을 지정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결국 패밀리룩을 적용한다는 것은 날카로운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의 통일화와 차별화를 양팔 저울에 매달고 저울질하는 것과 같으며, 어느 한쪽이 올라가면 어느 한쪽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겐 긍정적으로, 모델 간 개성과 차별화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답갑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디자인이 '정답이 없다'는 속성을 지닌 만큼, 패밀리룩에 대해서도 옮고 그름을 판결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각 브랜드마다 통일성가 차별성 중 어떤 가치에 더 무게를 싣는냐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며, 자동차 브랜드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그에 따른 미래 디자인 행보가 매우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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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풀체인지를 통해 세대 변화를 거칠 때면, 디자인 논란에 휩싸이는 차들이 있다. 새로운 디자인이 너무 혁신적이고 파격적이거나, 전작(前作)에 비해 너무 별로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전작의 디자인이 너무 유별나게 뛰어났을 수도 있다. '신차'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디자인 논란에 휩싸였던 차량들을 살펴보자. 



「 쏘나타 뉴라이즈 」



쏘나타 뉴라이즈는 LF 쏘나타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신차 수준의 새로워진 외관 디자인을 채용했지만, 뉴라이즈의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완전변경에 버금가는 디자인은 네티즌 사이에서 디자인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었고, '차라리 전작이 더 중후하고 낫다'는 네티즌 의견들을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左 : LF 쏘나타 / 右 : 쏘나타 뉴라이즈


실제로 지난달 미국 쏘나타 판매량은 1만 대가량 줄어들어 전년 동월 대비 49%나 감소했다. 완전 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굉장히 미미한 셈이다. 국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반 소비자의 선택은 받지 못하고, 택시 의존도만 더 높아졌기 때문. 쏘나타 뉴라이즈 LPG 판매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3만 3000여 대에 이르며, 전체 쏘나타 판매량 중 53.9%나 차지한다. 결국 외관을 크게 바꾸는 이번 시도는 그 효과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



'각'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상징과도 같았다. 제아무리 최신 트렌드가 곡선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해도, 디스커버리만큼은 각진 외형을 유지하며 남성미를 마음껏 표출했다. 투박한 디자인이야말로 디스커버리의 상징이자 매력이었던 셈이다. 


각 VS 곡선


하지만 5세대 신형 디스커버리의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각진 외형을 버리고 곡선이 강조된 유선형 디자인을 채용한 것. 거친 남자보다는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했다. 이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일부 매니아들은 '이건 디스커버리가 아니야!'라며 부정하기도 했다. 심지어 구형 디스커버리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막바지에 몰리기도 했다. 



「 기아 K5 」



K5가 처음 공개됐을 때 반응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디자인의 기아'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환 획을 그었던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전작이 만들어놓은 기대 심리가 너무 컸던 것일까? 신형 K5는 예상보다 훨씬 작은 외관의 변화만 일어났고, 고객들은 실망했다.


신형 K5에 거는 시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탓인지 K5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한동안 SM6와 말리부에게도 밀리는 신세가 되기도했다. 쏘나타와 K5가 양강 체제를 이루던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이후 K5는 올해 4월 2018년형 모델과 GT트림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 아우디 R8 」


지금봐도 완벽한 구형 R8 디자인 


이전 세대 아우디 R8 디자인은 워낙 완성도가 높았다. 처음 공개 당시에 굉장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됐고,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 사실 지금 봐도 흠잡을 때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신형 R8은 이전 모델 대비 날카로운 각을 강조한 디자인이 채용됐다. 세련되고 절제된 매력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작의 디자인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행 모델이 부족해서가 아닌, 전작이 너무 독보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 기아 스포티지 」



기아 스포티지 역시 공개 당시 디자인 논란에 휩싸였다. '망둥어 닮은 꼴', '포르쉐 닮은 꼴'. 전작과 너무 다른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공개 당시 기아차는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스포티지 R을 뛰어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수년간 고민해왔다. 전작에 대한 부담감이 워낙 크다 보니 디자인 방향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전작인 스포티지 R이 호불호 없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디자인이었다면, 신형 스포티지는 개성이 뚜렷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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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ETC]



맥라렌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로브 멜빌(Rob Melville)이 새로운 디자인 디렉터 자리에 올랐다. 



로브 멜빌은 2009년 시니어 디자이너로 맥라렌에 몸담기 시작했고, 2014년엔 맥라렌의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됐다. 맥라렌의 핵심 라인업 시리즈라 할 수 있는 '슈퍼 시리즈(Super Series)'를 담당했고, 맥라렌이 새롭게 선보인 슈퍼시리즈 스포츠카 '720S'의 디자인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아 디자인 디렉터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됐다. 


현재 맥라렌은 약 14개에 이르는 신모델과 파생모델 개발을 계획 중이기 때문에, 로브 멜빌의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 디렉터라는 직책에 따라 맥라렌의 혁신적인 디자인 전략, 디자인 철학 및 원칙 등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갈 임무가 따른다. 



로브 멜빌은 "맥라렌의 디자인 디렉터라는 직책을 맡게 되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소감을 전했으며, 디자인 디렉터의 변경에 따라 맥라렌의 디자인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존 맥라렌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했던 프랭크 스티븐슨(Frank Stephenson)은 최근 미니로 돌아갈 계획을 밝혔으며, 로브 멜빌이 그 자리를 대체할 예정이다. 


글 : 모터로이드 뉴스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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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해당 글은 가벼운 주제를 다룬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기사 형식이 아닌, 저만의 문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모터로이드 - Motoroid 편집장입니다. 

어느덧 추운 겨울이 찾아오고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나목이 돼버린 썰렁한 겨울나무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한편에 왠지 모를 공허함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평소 한 번쯤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로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과 소통하면서, 겨울의 시작과 동시에 찾아온 지루함과 공허함을 달래보고자 이번 글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몰라도 자동차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가볍고 재밌는 주제입니다. 바로 '자동차 디자인'입니다. 


"

디자인, 정답이 없다?


"

자동차 디자인을 다루기에 앞서,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두고 질문하나 남겨두고 시작하겠습니다. "과연 디자인에는 정답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존재 여부 자체가 논쟁 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답이 없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디자인을 두고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가볍고 재밌는 주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정답이 없다'는 디자인의 속성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디자인은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속에는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방향, 개성, 취향 그리고 나아가 개인이 추구하는 어떤 욕구도 담겨있고, 심지어 시대의 트렌드가 반영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만약 디자인에 정답이 있다면, 아마 전세계 인구 수만큼인 약 74억만개가 있지 있지 않을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이 갖는 색깔이 모두 다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는 함께 숨쉬고 있을지 몰라도,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고 각기 다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하며 느끼는 바가 다를 것 입니다. 정답이 없기에 항상 우리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자동차 디자인, 지금부터 한번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ㅣ자동차 디자인에 반영되는 시대의 트렌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알게 모르게 서로서로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 시대의 '트렌드'가 생겨나기 마련이죠. 자동차 디자인도 자세히 살펴보면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의 트렌드'가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항공기를 닮은 1950년대의 콘셉트카'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썼던 '1950년대의 콘셉트카'기사를 살펴보면, 50년대의 콘셉트카들이 모두 '항공기'를 닮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어떤 디자이너가 이런 기괴한 디자인을 한 거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상황을 보면 왜 이런 디자인들이 탄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콘셉트카는 당시 항공우주공학에 대한 동경과 업적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1950년대 잡지에는 우주 시대 비전이 반영된 미래 자동차의 도면이 가득했다고 전해집니다. 단순히 디자이너 개인만의 취향과 생각이 반영되어 디자인했다면, 저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분명 시대의 생각과 트렌드가 자동차 디자인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ㅣ지금은 어떤 디자인 요소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까? 


자동차 디자인에도 시대의 트렌드가 반영된다면, 지금 현재는 '어떤 디자인 요소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하게 순식간에 퍼져버린 자동차 디자인 속 트렌드를 찾아봅시다. 



① 플로팅 루프 

플로팅 루프란, C필러의 일부를 검게 처리하여 지붕이 붕 떠 있는 것 같이 보이게 처리하는 디자인 기법입니다. 보통 검은색 플라스틱 부품을 덧대며, 옆 창문이 뒤까지 쭉 이어지게 보이는 눈속임으로 차가 길고 낮게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플로팅 루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랜드로버가 있지만, 그 밖에 토요타 프리우스, 닛산 맥시마, 무라노, 아우디 Q2 등 다양한 브랜드들도 플로팅 루프를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플로팅 루프를 적용하게 되면, 세련됨은 물론이고 미래지향적인 느낌도 주기 때문에 BMW i3, 토요타 미라이 등 친환경 자동차에서도 살펴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플로팅 루프를 적용한 차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②자동차까지 앞트임 유행?


헤드라이트는 사람의 '눈'과 같습니다. 헤드라이트의 모양에 따라 차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결정될 정도로 외모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그래서인지 자동차도 더 이뻐지기 위해 앞트임 성형수술을 피해 갈 수 없었나 봅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라이트를 이어 외관에 변화를 준 차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BMW의 신차들은 X3~6, 3,4,7시리즈, 그리고 최근 선보인 신형 5시리즈까지 대부분 앞트임이 적용됐고, 현대 투싼, 페이스리프트 K3, 토요타 뉴 캠리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곧 출시될 기아의 간판급 경차 모닝 신형의 유출 사진에서도 앞트임이 적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③점점 더 커지고 또렷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은 엔진 관련 온도 조절 기능과 동시에 자동차 제조사들의 상징과 같은 역할도 합니다. 또한, 자동차 전면에 위치하고 있어,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디자인적 요소이기도 하죠. 우리가 차량 전체가 아니더라도 라디에이터 그릴만 보고 어떤 브랜드의 차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BMW의 키드니 그릴, 지프의 세븐 슬롯 그릴, 아우디의 육각형 그릴, 현대의 캐스캐이딩 그릴, 링컨의 스플릿 윙 그릴 등 이 대표적인 예이죠. 자동차의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라디에이터에도 알게 모르게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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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크게. 좀 더 과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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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다르게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엔진 성능이 향상되면서 좀 더 원활한 공기 유입과 흐름을 위해 커진 것도 맞지만, 디자인적인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라이에이터를 점점 더 크고 또렷하게 디자인함으로써 브랜드 정체성과 개성을 뚜렷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앞으로 아우디 차량들의 베이스가 될 프롤로그 콘셉트입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가 더 커지고, 육각 그릴이 좀 더 과감하고 또렷해져 굉장히 인상적이며, 차세대 A4, A6, A7, A8은 물론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A9에도 프롤로그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우디 그릴의 시작은 사각형이었지만, 그릴 양쪽 윗부분을 다듬으면서 점차 육각형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크고 과감한 '완전한 육각형 그릴'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릴에 변화를 줌으로써 아우디만의 개성과 매력을 좀 더 굳히겠다는 의도가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BMW도 최근 추세에 따라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있고, 닛산, 기아, 렉서스, 토요타 등 많은 브랜드들의 그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④점점 더 길어지는 테일램프 



후면부 디자인에도 새로운 유행이 찾아온 듯합니다. 테일램프가 점점 더 길어지고 심지어는 맞닿은 차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면부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진 것과 같은 이치로 보이는데요, 테일램프를 더 길고 크게 디자인함으로써 차량의 크기가 커 보임은 물론 안정적이고 균형 잡히게 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스포티지, QM6, SM6, 최근 출시된 그랜져 등을 비롯하여 링컨 MKX, MKZ, 고가인 포르쉐 911 4S, 부가티 시론 등 국산, 수입, 스포츠카, 슈퍼카를 막론하고 찾아볼 수 있습니다. 



테일램프가 맞닿는 대신, 크롬으로 연결된 차들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BMW 7시리즈, 아우디A8, 기아 K9등이 있습니다. 




ㅣ대중적 디자인 VS 개성적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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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적(個性的):[관형사·명사]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뚜렷이 구별되는. 또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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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개성적'이라는 단어가 갖는 '다른 개체와 뚜렷이 구별된다'는 말은 '확연히 다르다','특별하다','독자적인 존재'등으로 대신할 수도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바꿔보면 '보편적이지 않다','일반적이지 않다',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개성적일수록 평범함 또는 보편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개성적인 디자인은 항상 호불로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위험성이 따릅니다. 대신, 탄탄한

매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죠. 반대로 대중적인 디자인은 유별나지 않고 평범하고 무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매니아층을 확립하기엔 어려움이 따릅니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설명 대신 예를 한가지 들어보겠습니다. 



개성적인 디자인을 가진 자동차를 떠올려보니, 일본 차들이 생각이 나지만 그중에서도 렉서스가 떠오릅니다. 렉서스는 스핀들 그릴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너무 미래지향적이다', '디자인이 과해 별로다'라고 평가하는 분들과 '이쁘다', '매력적이다' 하는 분들로 호불호가 크게 갈려왔습니다. 


렉서스가 개성적인 디자인이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파격적이고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일까요? 절대 아닐 겁니다. 렉서스는 자사의 디자인이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작년, 렉서스 설명회에서 들었던 미래 디자인 전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겠습니다. 



렉서스 유럽 법인 대표 알랭 위텐호벤은 렉서스의 디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25년 전 렉서스 브랜드가 탄생했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급차 시장에서의 지위였고, 얼마 동안은 다른 회사들처럼 되려고 노력했다. 이후, 우리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렉서스는 남들보다 독특하고 대담해야 하고, 동급 경쟁모델과 다르게 생긴 차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조사를 통해 렉서스 디자인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가 원하던 바다. , “NX를 보라. 아마도 렉서스 라인업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모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NX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80%나 끌어올렸다. NX를 구입한 고객 대부분은 구매 이유로 디자인을 꼽았다. 디자인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바꾸는 주요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과거에 우리는 아주 강력한 고객 충성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우리가 더욱 성장하려면 다른 고객도 끌어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새 디자인 방향에 대해 만족한다. 고객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60%는 ‘와우!’라고 놀라워했고, 30~40%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린 이런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 렉서스는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쫓고 있지 않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고급차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을 가지는 것이다.”



렉서스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신 렉서스를 아주 좋아하는 '소수 매니아층'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호불호 갈리는 자사의 디자인에 대해 '렉서스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언급하며, 역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렉서스의 이러한 철학 덕분인지, 실제 렉서스의 재구매율은 타사의 비해 매우 높은 편이고, 오너 만족도도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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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大衆的) : 대중에게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는 성질을 가진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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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특정 소수의 매니아층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개성적인 디자인을 버리고 대중적인 디자인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링컨 MKZ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새롭게 바뀐 링컨 MKZ는 '스플릿 윙'을 버리고 '시그니처 그릴'이 적용되었습니다. 

링컨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플릿 윙을 버린 것이 처음에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천사의 날개를 떠오르게 하던 우아하고 개성적인 스플릿 윙이 사라진 MKZ의 모습은 다소 평범하게 다가왔습니다. 


기존의 웅장하고 아름답던 링컨 스플릿윙에 빠져있던 저는 아쉬움에 빠져 '도대체 왜?'라는 의문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끝내 해답을 얻고 나서야 바뀐 링컨 디자인을 수긍하기로 했죠. 

링컨의 스플릿윙이 개성 넘치고 미래지향적이며 매력적인 디자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다만, 개성이 넘치는 만큼 MKZ가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에도 쉽지 않았죠. 포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커다란 이미지 변신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포드는 신형 컨티넨탈 컨셉트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고, 시그니처 그릴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내세우면서 한층 차분하고 대중적인 외모를 가져왔습니다. '재규어를 닮았다', '벤틀리를 닮았다' 등 출시 당시부터 말이 많았지만, 이는 그만큼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링컨은 노멀하면서도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 전략을 펼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개성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무난함을 택했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 개성적인 디자인과 대중적인 디자인 중 정답은 없습니다.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 눈에 확 땡기는 '무언가'를 내놓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 브랜드가 지금까지는 사뭇 다른 디자인 변화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ㅣ디자인의 변화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에 예고 없던 커다란 변화가 많이 일어날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유행과 트렌드가 자리 잡기도 할 것이고, 독보적인 개성파 자동차들이 등장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시대에 상관없이 어떤 변화에 따른 입장 차이에 대한 의견 분쟁이 늘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옛 것을 중심으로 변화를 꺼려하는 보수와 새로운 변화를 반기는 진보. 특히, 정답이 없고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디자인 세계에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가 무뎌져 언젠가 옛 것이 되고, 또 다른 변화가 찾아옵니다.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의 변화가 좋든 안 좋든 상관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계속해서 디자인 세계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람을 자유롭게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새로운 변화로 가득할 신년의 문턱에서 앞으로도 '가치가 담긴 좋은 글'을 약속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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