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E 클래스의 멋 : W211
[Motoroid / Column]
♧해당 글은 가벼운 주제를 다룬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기사 형식이 아닌, 저만의 문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모터로이드 편집장입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생각나던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쌀쌀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추위를 피해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 행복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을 독자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다뤄야 여가시간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져있던 중, 평소 한 번쯤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로 독자분들과 소통해보고자 이번 글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다룰 주제는 바로 "진짜 E 클래스의 멋 : W211" 입니다.
「 W211,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품격을 지니다. 」
W211
독자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벤츠는 '고급', '중후함' 등 고품격 이미지와 매칭되는 명품 브랜드입니다. 럭셔리의 상징이자 고급 외제차하면 어느 누구라도 벤츠를 떠올리곤 하죠. 그만큼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 정신 아래 수많은 명차를 세상밖에 내놓았습니다. 벤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온 차들이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아름답고, 예술적이며, 진짜 벤츠다운 매력을 가진 차를 꼽으라면 8세대 E 클래스, W211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W211은 2002년 유럽 브뤼쉘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열정의 연속(Die Forts etzung einer Leidnschaft)'이라는 화려한 슬로건을 내세우며 '벤츠의 중후함'을 강하게 어필했던 녀석. 이전의 트윈 헤드 램프를 경사지게 다듬고, 바디라인은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내도록 빚어냈습니다.
제가 W211을 역사에 남는 명작으로 꼽는 이유도 바로 '품격있는 디자인'에 있습니다. 벤츠만의 중후한 매력과 중형 세단만의 묵직함. 그리고 그 사이에 공존하는 스포티한 매력까지. 제가 바라본 W211은 그랬습니다. 독보적인 둥근 트윈 헤드램프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채는 제아무리 최신형 벤츠라고 해도 표현해낼 수 없다고나 할까요. 크게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잘 났다고 내세우지 않아도 기품 있어 보이는, 시간이 흘러 퇴색했다고 버려지기보다 더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그런' 존재가 바로 W211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량 내부에서는 낡고 구식이라는 이미지보다 벤츠만의 중후함과 노련함, 그리고 연륜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디스플레이로 치장된 오늘날의 것들과는 달리, 본래 모습 그대로를 꾸밈없이 표현하는 아날로그의 멋이 느껴집니다. 디지털이 가히 흉내낼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과 매력을 순수하게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진짜 벤츠의 멋'을 간직한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W211을 우러러보는 또 한가지 이유. 사실 지금이야 소득 수준도 높아지고, 렌터카, 시승체험, 차량 구입 방식의 다양화 등으로 벤츠라는 브랜드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2000년대 초반의 이 차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위 모델의 경우 신차출시가 1억을 육박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 차를 구입해 탄다는 것만으로도 큰 부러움을 샀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성공한 사람의 차', '자수성가의 상징'이라는 벤츠만의 이미지가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W211 EuroNCAP 안전테스트 결과
물론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적인 면에서도 우얼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장력강판과 알루미늄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경량화를 이끌어냈고, 공기저항계수도 0.26으로 낮췄습니다. 또한 5단 자동변속기를 개선해 주행 질감을 향상시켰고, EuroNCAP 안전테스트서 최고등급인 G(Good)를 받았죠.
게다가 당시 세계 최초로 '전자유압식 브레이크(SBC;Sensortronic Brake Control System)'라는 혁신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운전자의 제동 의지를 전선을 통해 전달하고, 각 차륜의 브레이크 압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이죠. 하지만 끝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안전을 우해 적용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잦은 고장과 오작동으로 운전들을 위험에 빠뜨릴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리콜 조치에 들어갔고, 2007년부터는 아예 삭제되버린 것이죠. 그래도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W211은 2002년 맨인블랙2(MIB2)라는 영화에 등장해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고, 출시 후 2008년 말까지 전 세계서 150만 대 이상이 판매되는 엄청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더 대단한 것은 출시 후 반년만에 1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중형 세단 부문에서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는 것. W211의 매력에 전 세계인들이 빠져버렸었나 봅니다.
E55 AMG
마지막으로 W211의 매력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 바로 E55 AMG! 평범한 벤츠도 스포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증명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5,439cc V8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괴물 세단. 제로백(0→100km/h)은 4.7초이며, 국내 출시가는 1억 6590만 원에 달했습니다.
1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봐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현행 벤츠들도 정말 멋지지만, W211만의 점접할 수 없는 중후함과 클래식한 멋은 따라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자신만의 색깔과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차야말로 '명차'라고 불릴만하 자격이 있지 않을까요? 저와 같은 마음이신 분들, 제 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은 꼭 '그때 그 시절 벤츠'를 떠올려보시길, 그리고 꼭 W211이 아니더라도 꿈속에서 마음속 그리던 명차를 몰며 상쾌한 겨울바람을 마음껏 만끽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몸조리 잘 하시길 바라며 긴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 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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