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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Report]


패밀리룩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 불어닥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패밀리룩'이다. 명확하게 다른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만의 공통된 디자인 언어를 입혀 비슷한 외모를 뽐내는 자동차들. 우리는 이를 패밀리룩이라 일컫는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패밀리룩을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고유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 소속 제품 간 디자인 통일성을 완성함으로써 한눈에 봐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너무 닮은 모습에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했다.


패밀리룩 보편화는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패밀리룩이 적용되며 외형적인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게 된 메르세데스-벤츠 S-E-C 클래스가 있는데, 이를 두고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디자인 행보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인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로 아우디와 현대다. 



올해 초 아우디는 각각의 모델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 CEO 루퍼트 슈타들러(Rupert Stadler)는 "우리의 디자인 언어는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해왔지만, 이제 세계 각국 주요 시장에서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해냈고, 디자인 철학을 바꿔 각 모델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모델별 디자인 차별화에 대한 뜻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차들은 최소 6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디자인이 유지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우디 디자인 총책임자 마크 리히트(Marc Lichte) 또한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디자인 차별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각 모델별로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을 지니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우디뿐만이 아니다. 현대 또한 미래 디자인의 철학으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루크 동커볼케(Donckerwolke)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2018 뉴욕 모터쇼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내년 말이나 내년초, 비슷한 스타일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자동차를 보게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 현대차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어 비슷한 디자인이 적용되는 패밀리룩에 대해 '지루한 풍경'이라 표현하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으며, 구체적인 디자인을 지정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결국 패밀리룩을 적용한다는 것은 날카로운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의 통일화와 차별화를 양팔 저울에 매달고 저울질하는 것과 같으며, 어느 한쪽이 올라가면 어느 한쪽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겐 긍정적으로, 모델 간 개성과 차별화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답갑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디자인이 '정답이 없다'는 속성을 지닌 만큼, 패밀리룩에 대해서도 옮고 그름을 판결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각 브랜드마다 통일성가 차별성 중 어떤 가치에 더 무게를 싣는냐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며, 자동차 브랜드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그에 따른 미래 디자인 행보가 매우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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