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oid / DRIVE & Review]
혼다 신형 어코드
안녕하세요. '모터로이드' 입니다.
6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쳐 돌아온 혼다의 베스트 셀링 중형 세단 '어코드'가 국내 출시됐습니다. 어코드는 지난 1976년 데뷔해 무려 아홉 세대를 거쳐 돌아올 정도로 역사가 깊은 모델이고, 이번 신형 모델은 10세대에 해당합니다.
특히, 신형 어코드는 지난해 가을 북미시장에 먼저 출시돼 중형 세단계의 강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고, 지난 1월엔 '2018 북미 올해의 차'에 오르며 뛰어난 상품성을 입증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앞으로 어코드가 국내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기대와 관심이 쏠리는 시점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어코드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 제작년에 실제 9.5세대 모델 계약 직전까지 갔었던 한 사람으로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매우 운이 좋게도 저에게 '신형 어코드' 시승 기회가 주어지게 됐습니다. 국내 출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고 아직 공식적인 미디어 시승회가 열리지 않은 이른 시점이라 그런지 아시는 딜러분도 제대로 못 타보셨다고 하더라고요.
하필 차 받은날에 비가 엄청 내렸습니다.
어찌 됐건 운 좋게 차를 받아 시승을 해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엄청 설레는 마음으로 자고 일어났는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마냥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겁니다. "대충이라도 느껴보자"라는 마음으로 어찌어찌 차를 받아 시승을 해봤는데, 도로까지 마비가 돼버려서...이번 시승기는 아쉽게도 반쪽짜리 시승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한 번 만나보자고요! 6년 만에 등장한 신형 어코드를 처음으로 받았는데 그냥 넘어가버리면 섭섭하잖아요? 자 그럼 신형 어코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관 디자인 : 어코드가 젊어졌다!
먼저 외관입니다.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젊고 감각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사실 신형 어코드도 그렇고 캠리도 그렇고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일어나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또한 사진상으로 훑어봤을 때는 그렇게 호감 가는 디자인이 아니라고 판단했었죠. 그런데 차를 받아서 직접 눈으로 살펴보니, "역시 신형은 신형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더군요. 사진으로 봤을 때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이라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전면부는 혼다의 차세대 시그니처 페이스인 '솔리드 윙 디자인 그릴'이 적용돼 반짝이고 커다란 가로 수평형 크롬이 눈에 띄는데요, 헤드라이트와는 약간 떨어진 돌출형이라 그런지 샤프하고 감각적인 느낌입니다. 헤드라이트는 마치 얼음을 연상시키는 듯한 LED 램프가 촘촘하게 박혀있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차량의 전반적인 인상과 세련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측면부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자세히 살펴봐야할 부분은 역시 뒤로 길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입니다. 이전 세대가 전형적인 세단 형태였다면, 신형 어코드는 아우디 A7과 같은 패스트 백 스타일이 적용됐습니다. 또한 강렬한 캐릭터 라인으로 근육질이 돋보이는 다이내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C'자형 테일램프
후변부 테일램프는 앞서 공개된 시빅과 마찬가지로 'C'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니 후면부 디자인이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듯한데, 실제로 보니 눈에 적응되면 볼수록 매력적일 것만 같은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실내 디자인 : 차분하고 단정하다. 정리가 잘 됐다!
실내 디자인도 이전 세대 대비 확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굉장히 차분하고 단정하며 정리가 잘 된 느낌입니다. 기존 듀얼 디스플레이는 최신 트렌드인 플로팅 타입의 8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전반적인 가로 배치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약간 BMW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가장 큰 실내 변화는 버튼을 최대한으로 줄여 조작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인데요, 내비게이션 버튼, 멀티미디어 조작 버튼 등 대부분의 기능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통합됐습니다. 실제로 제가 조작해보니 차를 처음 타본 사람들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쉽고 간편해졌다는 사실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디스플레이
제가 특별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내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우선 터치감이 좋고 반응이 빠른 것은 물론이고, 운전자가 보기 편하도록 비스듬히 배치돼 있습니다. 앞서 제가 현대 코나나 기아 K3 등 디스플레이가 너무 직각으로 솟은 일부 차종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요, 혼다는 디스플레이를 기울여 운전자도 보기 편하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위치가 너무 적절하게 위치돼 보기에도 편했습니다. 위치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차내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게 되는 기이한(?)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신형 어코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왼쪽은 엔진 회동계(RPM), 차량 경고등, 평균 연비, 평균 속도 등 차량의 종합적인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오른쪽은 기존과 같은 아날로그 속도계가 배치됐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담기 위한 의도로 보이며, 시인성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향상된 마감 퀄리티
소재나 마감 처리 부분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데요.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퀄리티가 향상된 것을 느껴볼 수 있었고, 자칫 올드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우드 트림은 실내 전반에 적절히 녹아내려 차분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실내 구성 : 더 넓고 편안해졌다!
더 넓어진 2열 공간
다음은 실내에 착석해본 느낌을 정리했습니다. 뒷좌석에 앉자마자 "어라? 진짜 넓어졌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휠베이스는 51mm 늘어난 2,890mm, 레그룸은 48mm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실제 앉아보니 정말 여유로운 것 같습니다. 공간을 잘 뽑아내는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해봐도 좋을 만큼 여유로워진 느낌이랄까요.
6 : 4 폴딩
넓은 트렁크 공간
2열 시트는 6 : 4 폴딩도 가능합니다. 골프나 낚시 캠핑하시는 분들이나 트렁크 활용을 많이 하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휴대폰 무선 충전 기능
수납공간도 넓다.
또한 어코드가 이상적인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만큼 탑승자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정말 편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내 가족을 위한 가장의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능과 주행 질감 : 엄청난 다운사이징이 일어났다!
우선 제가 받은 시승차는 1.5터보 모델입니다. 2.0터보나 하이브리드는 들어오기까지 아직 한 달 정도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제가 2.0터보 모델의 해외 시승기를 본 적이 있는데, 엔진음도 경쾌하고 매우 높게 평가하더군요. 게다가 2.0터보에는 무려 10단 변속기가 탑재됩니다. 9단도 아닌 10단이라니, 엄청나죠? 아쉽지만, 2.0터보는 다음에 시승해보는 걸로.
우리가 짚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바로 엔진에 엄청난 다운사이징이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기존 2.4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은 1.5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 3.6리터 V6는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말이죠. 1.5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6.5kg.m으로 기존보다 오히려 상승했고, 2.0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6kg.m으로 기존보다 출력이 소폭 하락, 토크는 상승했습니다.
이날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렸다.
설명은 이쯤에서 관두고, 시승 소감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정말 죄송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하필 차를 받은 날 비가 억수로 내리는 바람에 도로 마비에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하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빗소리에 풍절음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고, 미끄러운 길에서 무모하게 커브를 꺾어볼 수도 없었죠. 그래도 제가 확실히 느낀 점은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1.5터보 국산 중형을 탔을 때는 "이것이 배기량의 한계인가?"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신형 어코드 1.5터보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잘 나가줬습니다. 다행히 크게 가속을 즐기는 분들이 아니라면 충분히 일상 주행에 만족하실 수 있을 정도로 부족하지 않았고, 다만 경쾌한 가속보다는 약간 엔진을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합니다. 패밀리 세단을 넘어 드라이빙도 함께 즐기실분들은 여유가 있다면 2.0터보는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더욱이 1.5터보는 혼다 센싱도 없기에)
주행감은 굉장히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역시 "글로벌 베스트셀링 패밀리 세단!"이라고 외칠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브레이크 성능인데요, 단순히 잘 선다는 느낌을 넘어서 제가 원하는 의도를 잘 파악해서 반영시켜주는 느낌입니다. 제가 군 시절 높은 분을 모셨던 운전변이라 그런지 브레이크를 굉장히 중요시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만약 그 당시 몰던 차가 신형 어코드였다면 아주아주 칭찬을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물론 그때도 잘했습니다. 지극히 혼자만의 생각이지만요. 이 글을 보고 계실 부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자가면 사이드미러 시야가 좁습니다. 제가 타고 있는 알티마도 그래서 광각 미러로 교체했는데요, 실제 구입하실 분들은 교체해서 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량의 전반적인 주행감이나 밸런스는 매우 우수한 편이네요.
사실상 이번 시승은 서울 시내를 빠져나오는데만 엄청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교통 정체 속에서 진행한 터라 복합연비를 기재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가다 서다만 엄청 반복해서 "오, 브레이크 좋은데?"라는 사실을 제대로 느낀 시승이 아닌가 싶네요. 어찌 됐건 날씨 좋은 날 풍절음과 고속주행, 코너링 능력을 다시 평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시승을 통해 느낀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역시 패밀리 세단 끝판왕"입니다.
참고로 1.5터보와 2.0터보 스포츠 모두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취득해 주차비 할인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끝으로
제가 1.5터보를 시승해보고 나니, 2.0터보에 대한 기대가 엄청 생겨버렸습니다. 마치 1.5터보의 2% 아쉬움을 완벽하게 달래줄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무엇보다 2.0터보와 10단 변속기의 조합을 느껴보고 싶네요. 혼다 측에서도 2.0터보를 주력 모델로 생각할 것이고, 구입을 앞둔 고객들도 2.0터까지는 생각하고 대리점에 방문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실용성과 경제성을 중시하신다면 1.5터보, 더 극강의 만족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2.0터보가 아닐까 싶네요.
가격은 네티즌 반응을 보니 비싸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1.5터보가 3,640만 원, 2.0터보 스포츠가 4,290만 원, 하이브리드 EX-L 4,240만 원, 하이브리드 투어링 4,540(VAT포함). 저 또한 다소 비싼 감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하는데요, 당장 차를 교체하실 분이 아니라면 가격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토요타 캠리가 가장 먼저 국내 시장에 발을 디뎠고 이제 어코드가 출시됐으니 신형 알티마만 국내 데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네요. 앞서 캠리와 어코드를 타보고 느낀 사실이지만 일본 중형 세단들의 완성도가 날로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세 모델이 어떤 성적표를 받에 될지 흥미진진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혼다 10세대 어코드 디테일 컷>
글 : 모터로이드 뉴스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