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oid / Column]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가 테슬라의 대항마로 본격 떠오르고 있다. 이제 막 첫 제품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대부 '테슬라'의 비교 대상으로 주목받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루시드 모터스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루시드 에어(Lucid Air)'를 조목조목 따져보던 중, 루시드 에어의 가격이 공개됐다. 루시드 모터스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는 바로 그 순간이다. 다소 지례 설레발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오르게 된 요인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루시드 모터스, 그들은 누구? 」
'전기차'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테슬라'를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그런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전기차 스타트업이 바로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다.
그들은 원래 '아티에바(Atieva)'라는 배터리 제조업체로, 전기 버스에 탑재되는 배터리팩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 전 오라클 전무 '샘 윙(Sam Weng)'과 전 테슬라 부회장 '버나드 체(Bernard Tse)'가 설립, 작년 사명을 루시드 모터스로 변경했다. 자사의 첫 번째 전기차 루시드 에어를 공개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배터리 개발 업체'에서 '테슬라의 대항마'로 화끈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루시드 에어, 도대체 얼마나 화끈하길래?」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증이 들기 마련이다. "도대체 얼마나 화끈한 차길래 그리 난리를 치는 거야?".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족보도, 전통도 없는 이들이 감히 테슬라의 대항마라니. 하지만, 루시드 에어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순간,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고? 성능도, 디자인도, 가격도 그 어떤 차보다 화끈하니 말이다.
루시드 에어는 그들이 선보인 첫 번째 전기차다. 아니, 그냥 전기차는 아니고 럭셔리 하이엔드급 전기차라 칭해야겠다.
2014년, 아티에바 앳뷰스라는 프로토 타입을 선보였는데, 바로 그차의 양산형 모델이다. 무려 1,000마력이라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제로백(0→100km/h)은 2.5초에 불과하다. 이는 테슬라의 최상위 전기차 '모델 S'를 뛰어넘는 성능이다. 또한, 삼성 SDI로부터 공급받는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되어 한 번 충전에 64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S가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약 506km다.
단순히 성능만 뛰어난 차였으면, 단순 화젯거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루시드 에어가 가진 진짜 매력은 내·외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첫인상이 정말 '미래에서 건너온 자동차'다. 간결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극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이 차를 '럭셔리 세단'이라고 거듭 강조하는데, 차량 내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클러스터는 물론이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센터페시아 인포테인먼트 모두 큼직한 터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볼 수 없는 실내 분위기가 영락없는 미래형 자동차다.
이그제큐티브 시트는 이 차의 숨겨진 매력 중 하나다. 등받이를 55도로 젖혀 비행기 1등석 부럽지 않은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무려 2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됐고, 전체가 유리로 덮인 루프 덕에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안 그래도 조용한 전기차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기능이 탑재돼 완벽한 소음 차단을 이뤄냈다.
디자인, 성능 모두 합격. 이제 가장 중요한 '가격'이 남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의 가격을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루시드 모터스는 전혀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가격을 공개했다. '5만 2500달러 (한화 약 6천만 원)'라는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루시드 에어가 갖는 경쟁력은 더욱 확대됐다. 이는 테슬라 모델 S(6만 8000달러부터 시작)의 가격을 견제하여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로써, '테슬라 모델 S보다 강력하지만 저렴한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줬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인테리어를 갖추고 슈퍼카 부럽지 않은 성능, 그리고 저렴한 가겨으로 무장한 루시드 에어가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루시드 모터스가 가진 유리한 이점 」
"그들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만한 몇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
▶ 첫 번째: 각 분야 전문가와 인재가 뭉쳤다.
루시드의 최고 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자가 바로 테슬라 모델 S 개발을 이끌었던 '피터 로린슨'이다. 테슬라 모델 S 개발 경험은 수준 높은 차를 개발하는 데 큰 거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폭스바겐과 마쯔다 출신의 디자이너 데렉 젠킨스도 영입됐고, 전체 생산 공정은 BMW에서 18년간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 브라이언 배턴이 책임을 맡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베테랑 업계 전문가들과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뭉쳐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 두 번째: 몰려드는 투자자금
성공 가능성이 뚜렷이 보이는 기업을 두고 나 몰라라 하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잘 자랄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서 투자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풍부한 자금이 바탕되면, 날개를 단 것과 다름이 없다. 루시드 에어의 가격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저렴하게 책정된 이유와도 연관이 있다.
▶ 세 번째: 협력의 바탕이 될 파트너십 체결
작년, 루시드 최고 기술 책임자 로린슨이 삼성 SDI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삼성 SDI 천안 사업장을 방문했다. 삼성 SD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루시드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출력이나 수명, 안정성 면에서도 뛰어난 차세대 배터리를 공급받게 됐다.
LG 화학과도 동시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1:1 계약이 아니라는 점이 다소 이례적이긴 하지만, 이는 루시드 모터스가 두 회사의 제품을 모두 공급 및 사용해본 뒤, 더 뛰어난 배터리를 선택하기 위함이라는 추측도 있다. '갤럭시노트7'사례를 미뤄봤을 때, 배터리 하나가 제품의 품질과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두 회사의 제품을 철저히 분석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어찌 됐건, 두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게된 루시드 모터스는 유연성 있는 공급 사업이 가능해졌다.
「루시드 모터스가 무서운 진짜 이유」
루시드는 아직 첫 번째 제품만을 선보인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 말인즉, 아직 제품 라인업이 단 하나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된 라인업 확대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테슬라가 모델 S에 이어 보급형 전기차 모델 3까지 제품군을 확대해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루시드는 시대를 읽고 전기차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분명 현재 그들이 가진 이점과 자본을 바탕으로 테슬라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감행할 것이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기차가 상용화될 즘이면, 루시드 모터스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전기차 시대가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기존 자동차 업체와 신생 전기차 업체 간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 이상 '전통'만으로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누가 더 획기적이고 우수한 제품으로 호감을 사느냐의 문제다. 과연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은 누가 주도해나갈지, 큰 기대와 함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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