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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해당 글은 가벼운 주제를 다룬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기사 형식이 아닌, 저만의 문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모터로이드 편집장입니다. 

지난번 '자동차 디자인'을 다룬 글이 네이버 메인에 뜨면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시고, 나아가 '자동차'라는 주제로 소통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글에 앞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시작하겠습니다. 


http://naver.me/FBRj9luy


저번 기획 글이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총체적으로 살펴봤던 글이었다면, 오늘은 조금 세분화된, 구체적인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바로 '트윈 헤드 램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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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헤드 램프, 네 개의 눈을 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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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헤드 램프는 일반적인 싱글 헤드 램프와는 달리, '2개로 나뉜 헤드라이트'를 갖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네 개의 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차들은 뭐가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벤틀리'를 떠올리실 거라 생각합니다. 원형의 '트윈 헤드 램프'는 벤틀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인적 요소 입니다. '뮬산', '플라잉스퍼', '콘티넨탈 GT', 최근에 선보인 벤틀리의 첫 번째 SUV - 벤테이가까지 4개의 동그란 눈을 갖고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헤드램프가 하나로 합쳐진 벤틀리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벤틀리'라는 브랜드의 상징 중 하나이자, DNA로 자리 잡았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진 못했지만, 과거에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되어 그 위엄과 멋을 한껏 자랑했던 차들도 있습니다. 과거 재규어 차량들도 원형 트윈 헤드램프가 적용되어 중후함을 자랑했고, 렉서스 GS구형 모델에도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의 역사 속에서도 트윈 헤드 램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95년 '트윈 헤드 램프'를 달고 등장한 7세대 E클래스(W210)는 혁신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평가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트윈 헤드 램프는 E클래스의 상징으로 자리잡아가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2013년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싱글 헤드 램프가 적용되게 됩니다. 



고급 수입차에서만 트윈 헤드램프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기아의 오피러스에도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되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고, 좀 더 과거로 들어가 보면 현대의 다이너스티, 기아 슈머, 기아 옵티마 리갈, 현대 티뷰론 등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국산차를 꽤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차량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특히나 최근 출시되는 차들은 벤틀리를 제외하고는 감감소식입니다. 과연 인기가 없어서 일까요? 어떠한 이유에서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차들이 사라지게 됐는지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어쩌면 '디자인 추세'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둥글한 유선형 디자인이 꽤나 인기를 끌었습니다. 덕분에 굳이 벤틀리나 재규어가 아니더라도 트윈 헤드램프가 적용된 차들을 찾아볼 수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리면서 전반적으로 자동차 디자인이 젊어지는 추세고, 선과 엣지를 강조한 디자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아무래도 트윈 헤드램프는 '젊다', '선', '엣지' 등의 최근 트렌드 키워드와는 달리, 다소 중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재규어가 매니아층의 큰 지지를 받았던 트윈 헤드 램프를 과감히 버린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당시 재규어의 차들은 타 브랜드 차량에 비해 클래식하고 올드한 느낌이 강했으니 말입니다. 


최근 브랜드마다 이어지는 '패밀리 룩'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은 단순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로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어 왔습니다. 전 차종에 원형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되는 벤틀리의 경우, 이를 계속해서 고수해나가도 별문제가 없지만, 일부 차종에만 트윈 헤드 램프를 적용했던 타 브랜드는 '패밀리룩'을 확립하기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다시 말해,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내 전 차종에 일관적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했고, 이에 벤틀리를 제외한 타 브랜드는 일부 차종에만 트윈 헤드 램프를 적용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E클래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트윈 헤드 램프를 과감히 버린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현재 'C-E-S'로 이어지는 디자인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닮은꼴 패밀리룩을 형성하고 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로 트윈 헤드 램프를 동경하고 지지하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차량 각각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아 듭니다. 



아직까지도 제 마음속의 진정한 E클래스는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E클래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나, 페이스리프트 전 9세대 E클래스(W212)는 오래도록 제 마음속의 '레전드'로 남게 될 것입니다. 각진 트윈 헤드 램프가 적용된 E클래스가 갖던 고유성과 희소성, '4개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중후함과 무게감, 말없이 상대를 압도시키는 알 수 없는 위엄과 품격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트렌드와 조금 맞지 않는다고 해서 '트윈 헤드 램프'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W212처럼 비교를 거부하는 고유성을 가진 매력적인 자동차가 훗날 등장할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이란 새로운 물이 계속해서 흐르는 물결과 같으니 말입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 미래라는 상류에서 어떠한 변화와 소식들이 흘러내려오게 될지 다 함께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 주로 다가온 설을 앞두고 미리 새해 인사드리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터로이드 독자분들 모두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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