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728x170

[Motoroid / Drive & Review]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차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그리 좋지 못하다. '디자인 카피 논란', '품질 부족' 등의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 더군다나 몇몇 영세 수입업자들이 사후관리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워 내다 판 전적 때문에 중국차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하락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중국차들은 수백가지나 된다.   


하지만 중국차는 우리가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간 한국 시장에서 판매된 중국차라고는 중대형 버스나 경상용차, 중형 SUV 정도가 전부인데, 이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은 연간 신차 판매 규모 3천만 대를 넘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데다 최근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렇다면, 뛰어난 제품력을 갖춘 중국차를 꼽아 국내 도입한다면 한국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동풍소콘 ix5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중국 프리미엄 SUV '동풍소콘 ix5'를 직접 시승했다. 중국산 자동차 전문 업체인 신원CK모터스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도입할 차종이기에 더욱 기대가 쏠렸다. 직접 살펴보고 겪어본 중국 SUV 'ix5'의 제품력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첫인상 


중국차치고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처음 ix5를 마주하고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그간 필자의 머릿속에 새겨진 중국차는 근본없는 디자인이거나 크롬이 덕지덕지 적용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ix5는 뭔가 달랐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경쟁력있는 디자인 완성도를 갖췄다는 얘기다. 


전면부


전면부는 살짝 폭스바겐의 분위기가 느껴지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채용했다. 수평가로형 그릴은 헤드램프와 구분 없이 연결돼 차체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고, 크롬을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라이트다. 국산차에서도 쉽게 만나보기 힘든 FULL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데이라이트 역시 라인을 두 개로 나눠 꽤나 독특한 편이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쿠페형 바디라인


측면부는 쿠페형 SUV만의 매끄럽게 떨어지는 바디라인이 눈길을 끈다. 캐릭터 라인은 보닛을 따라 뒤로 날카롭게 이어지며, 사선으로 떨어지는 라인으로 심심하지 않게 기교를 부렸다. 


오버행이 꽤나 길어 전반적인 차체 비율을 해친다.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다. 윈도우를 감싸는 크롬라인이 꽤나 두텁게 적용됐고, 오버행이 과하게 길어 전체적인 차체 비율을 해치는 듯했다. 오버행이 조금만 짧았다면 더욱 완벽한 비율을 지녔을 것으로 보인다. 


ix5의 하이라이트는 후면부 뒤태


"ix5의 하이라이트는 뒤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후면부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중국차라고 믹기 힘들 정도로 후면부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살짝 포르쉐 분위기도 느껴진다. 이는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말이지, 절대 중국의 흔한 '짝퉁차'처럼 완전히 베낀 것 같다는 말이 아니다. 포르쉐가 떠오를 정도로 꽤나 멋지다는 의미다. 


세 부분으로 끊긴 테일램프


다만 좌우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가 세 부분으로 끊겨 나눠져있다. 파팅라인없이 하나로 이어졌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가지 흠을 꼽자면 좌측에 부착된 한자 레터링이다. 중국차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국내서는 떼거나 영문 레터링을 부착해주는 것이 나을 듯하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중국차 편견'을 갖지 않고 바라봤을때 꽤나 완성도가 높은 편.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디자인만큼은 정말 괜찮다고 평가를 내려야 할 듯싶다. 




실내 인테리어 


인테리어 역시 매우 고급스럽다.


차량 안으로 들어서자 또 한 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차의 수준이 이 정도였던가. FULL 디지털 클러스터부터 커다란 크기의 터치 디스플레이까지. 심지어 매우 정돈되고 심플하며 고급스럽기까지 했다. 



한눈에 느껴지는 놀라운 수준에 약간의 의심을 품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중국차인데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필자는 또 한 번 당황했다. 마감 수준도 꽤나 준수한 편이였고, 탑승자들을 배려한 디테일한 부분들은 높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운전자를 위해 디스플레이의 각도를 운전자를 향하게 배치했고, 계기판의 선명도나 시인성도 뛰어났다. 스티어링휠은 D컷을 채용했으며, 블랙 하이그로시를 대거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공조 기능 등의 갖가지 버튼들 역시 터치 방식을 채용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꼭 필요한 버튼들은 아직까지 터치 방식보다는 버튼으로 따로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주관적인 아쉬움이 든다. 저렴한 가격에 다소 욕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패들시프트의 부재도 아쉬웠다.


BMW 7시리즈에 적용되는 가죽이 그대로 들어간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가죽 소재다. 시트, 도어 트림 등에 적용된 가죽 품질이 상당히 뛰어났다. 보들보들한 촉감은 물론 착좌감 역시 S 클래스를 방불케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BMW 7시리즈에 적용되는 가죽소재를 그대로 가져와 적용했다고 한다. 가죽이 일반 가죽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챈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우수한 개방감을 자랑하는 파노라마 썬루프도 주목해볼 만하다. 


2열 공간

트렁크 공간


ix5는 현대 투싼보다는 크고 싼타페보다는 작은 차체를 지녔다. 덕분에 부족하지 않은 2열 공간의 여유로움을 선사했다. 트렁크 공간 역시 골프백을 넣기엔 조금 부족해 보이는 정도였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크게 부족함을 느껴보기 힘든 수준이다. 




주행 성능 



주행에 앞서 엔진의 모양새가 궁금해 엔진룸을 열어봤다. 충격이다. 중국차에 이 정도의 마감새를 기대하진 않았다. 고가의 차량에서도 보기 힘든 엔진룸이다. 방음재도 촘촘하게 적용됐고, 가스리프트는 양쪽으로 배치됐다. 또 극강의 고압수에도 끄떡없을듯한 완벽한 엔진룸 마감을 보여주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1.5 가솔린터보엔진과 2.0가솔린 엔진에 CVT(무단변속기)가 조합을 이룬다. 유로 6기준을 만족시킨 엔진과 변속기는 모두 자회사를 통해 자체 생산 중이며, 2.0모델은 내년 초 6단 자동변속기로 대체될 예정이다. 



시승차는 1.5 가솔린터보 모델. 두툼한 D컷 핸들이 꽤나 인상적이다. 주행 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윈터 총 4가지가 제공되며, 주행 상황에 맞게 적절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초반 가속은 무단변속기가 탑재된 덕에 부드러운 가속을 선사했다. 이후 높은 속력으로까지 끌어올려 봤지만, 일상 주행구간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가속능력을 보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속력을 내기엔 다소 무리가 따랐지만, 1500cc라는 배기량을 감안하면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수진이다. 또 향후 출시될 2.0모델은 1.5모델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격하게 흔들어봐도 차체가 안정적이다.  


크게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차체 안정성이다. 스티어링휠은 과격하게 좌우로 흔들어봐도 차체 뒷부분이 미끄러짐 없이 따라온다. 사실 차체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고 강행했던 테스트였는데 전혀 불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하체가 탄탄하게 설계됐다는 점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제동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빠른 속력의 급제동에서는 약간 밀리는 경향은 없지 않아 들었지만, 독일차가 아닌 이상 이 정도 차급에서 동일하게 느껴볼 수 있는 정도. 



안전 측면도 꽤나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였다. 2열 가운데 탑승석을 포함해 전 좌석 안전벨트 경고 기능이 탑재됐다. 탑승자 중 한 명이라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려 퍼진다. 또 도어가 열려있으면 주행 자체가 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중국차의 편견을 무참히 깨뜨릴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보이는 겉모습은 눈속임이 가능할지라도, 주행 실력의 눈속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이 차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시승해보니 중국차의 급격한 발전을 실감하게 됐다. 




첨단 사양 


ix5에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됐다.


중국차인 ix5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지는 전혀 몰랐다. 이차에는 인공지능(AI)이 탑재돼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가령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말하면 이를 AI가 인식해 창문이나 선루프를 스스로 열어주고, 자고 싶다고 말하면 도어나 선루프를 닫는다. 또 트렁크를 열어달라거나 열선시트를 켜달라거나, 음악 재생 등도 말만 하면 차가 스스로 해준다. 중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고급 편의 사양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급격한 기술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 ix5 인공지능 체험영상 ▲


아직까지 국내서 선루프나 트렁크를 열어달라는 말을 인식하는 차량을 본 적이 없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 정도 제품력에 가격까지 저렴하고 AS인프라까지 구축한 미래를 떠올려보니, 앞으로 중국차의 행보가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동풍소콘 ix5는 글로리 560모델과 함께 DFSK 충칭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 환경에 맞는 몇 가지 테스트 및 기능 개발이 진행 중이며, 가격은 2천만 원대 중후반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중국의 수준급 완성차들이 국내에 속속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례 없던 중국차의 바람이 몰아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차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응형
교차형 무한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