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728x170

* 해당 칼럼은 기아자동차의 월간 사내 매거진 <기아월드 5월호 - 트렌드 테크>에 기고된 글임을 알립니다. 트렌드 테크는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 트렌드를 업계 전문가의 기고로 알아보는 파트입니다. *



자동차 속 아날로그 감성, 운전자의 마음을 훔치다


자율주행으로 기술의 끝을 달리고 있는 요즘, 자동차 회사는 아날로그 감성을 차 곳곳에 심어 넣는다. 차가운 기계가 품은 아날로그의 따듯함은 운전자의 편의뿐 아니라 감성까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매력적 요소. 과연, 아날로그 감성은 미래 자동차에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게 될까? 



디지털 세상 속 주목받는 아날로그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은 우리 일상에 더욱 깊숙이 침투하고 있고, LP판과 CD 플레이어 등은 어느새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이 됐다. 하지만 온 세상이 디지털로 가득 메워질수록, 사람들은 과거의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한다. 고도 기술 사회를 마주한 사람들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인간만의 고유 자질인 '감성'의 여유를 찾고자 과거 향수나 본래 감성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가히 흉내 낼 수 없는 낭만, 꾸며지지 않은 순수함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묘한 매력.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이유이자, 아날로그가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다. 


최근엔 필름 카메라의 방식을 차용해 아날로그 감성을 제공하는 카메라 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루에 24장의 사진만 찍을 수 있고, 촬영한 사진은 3일 후에나 확인할 수 있는 이런 '불편한 앱'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도 과거 감성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염원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라고 예외는 아니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한 이 시점에도 아날로그는 자동차에 깊숙이 파고드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작은 발끝의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요동치는 RPM 게이지, 엔진 소리와 함께 상승하는 계기판의 속도 게이지 바늘, 센터패시아 중앙에 디지털시계 대신 동그란 아날로그시계를 배치하는 등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 곳곳에 아날로그를 심어 넣는다. 



1. 스팅어에는 항공기 엔진은 닮은 스포크 타입의 원형 에어벤트와 디지털 방식과 조화를 이룬 하이브리드 형태의 계기판이 있다. 


2. THE K9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의 아날로그 시계를 장착해 차별화된 고급스러움과 품격을 구현했다. 



미래 자동차, 인간 친화적 아날로그 감성에 주목하다.


자동차에 아날로그 방식이 선택받는 이유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개성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감성적인 측면까지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기아의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항공기 엔진을 닮은 스포크 타입의 원형 에어벤트와 디지털 방식과 조화를 이룬 하이브리드 형태의 계기판 등의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인테리어로 클래식한 고급스러움과 퍼포먼스 세단만의 개성을 하나로 묶어낸 바 있다. 최근 출시된 THE K9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의 아날로그 시계를 장착해 플래그십 모델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움과 품격을 구현했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단순 고급성을 넘어 감성까지 만족시키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날로그 스피커의 외형을 구현하거나 원형 다이얼로 조절하는 오디오 볼륨 및 풍향 조절 버튼 등 아날로그 감성은 미래 자동차에 있어 더욱 중요하고 필연적인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앞으로 아날로그가 자동차에 어떤 방식으로 머무르게 될지는 예측 불가다. 그저 나날이 각박해져만 가는 현대 사회에서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자동차에도 예외 없이 요구될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분명한 점은 인류가 걸어온 정보화 시대에 향수와 낭만을 다룬 감성적 가치가 점차 중요시 여겨지고 있고, 자동차도 예외의 범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칫 차갑게 보일 수 있는 디지털 속에서 본연의 모습과 나름의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는 아날로그. 미래 자동차 속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게 될까? 이 질문의 해답은 급격한 디지털화 현상과 뒤이은 아날로그의 반격의 주체인 '우리'에게 달려있다. 



* 해당 칼럼은 기아자동차의 월간 사내 매거진 <기아월드 - 트렌드 테크>에 기고된 글로, 기아월드 5월호에서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글 : 차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모터로이드 대표) *

반응형
교차형 무한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