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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 불어닥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패밀리 룩'이다. 명확하게 다른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만의 공통된 디자인 언어를 입혀 비슷한 외모를 뽐내는 자동차들. 우리는 이를 패밀리룩이라 일컫는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패밀리룩을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고유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 소속 제품 간 디자인 통일성을 완성함으로써 한눈에 봐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알아차릴 수 있게 됐고, 나아가 브랜드를 쉽고 빠르게 알릴 수 있게 됐다. 



패밀리룩 보편화는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쉽게 느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패밀리룩이 적용돼 외형적인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게 된 메르세데스-벤츠 S-E-C 클래스를 두고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하기도했다. 


그렇다면, 과연 패밀리룩은 장점만을 가지고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답은 'No'다. 패밀리룩이 강조하는 부분은 디자인의 통일성이다. 이 말인즉, 디자인 차별화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패밀리룩이 성행하면서 모델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모델만의 개성이나 차별화된 멋도 살펴보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벤츠 소자, 중자, 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하기 이전인 과거 세대를 살펴보면, 당시 C-E-S 클래스는 모델마다 확연히 다른 외모를 가졌었고, 차별화된 확고된 멋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패밀리룩을 적용한다는 것은 날카로운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의 통일화와 차별화를 양팔 저울에 매달고 저울질하는 것과 같으며, 어느 한쪽이 올라가면 어느 한쪽의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모델 간 개성과 차별화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은 별로 달갑지 않게 느껴질 것이 뻔한다. 



물론, 제아무리 패밀리룩이 최신 트렌드라고 해도 모든 브랜드에 허용되는 것만은 아닌듯하다. 아우디가 각각의 모델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아우디 CEO 루퍼트 슈타들러(Rupert Stadler)는 "우리는 디자인 언어는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해왔다. 하지만 이제 아우디는 중국 등의 주요 시장에서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했고, 디자인 철학을 바꿔 각 모델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모델별 디자인 차별화에 관한 뜻한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차들은 최소 6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디자인이 유지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우디 디자인 총책임자 마크 리히트(Marc Lichte) 또한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디자인 차별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각 모델별로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을 지니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디자인이 '정답이 없다'는 속성을 지닌 만큼, 패밀리룩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을 판결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결국 각 브랜드마다 통일성과 차별성 중 어떤 가치에 더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브랜드들의 선택과 앞으로의 디자인 행보가 매우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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