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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21 위기의 모터쇼, 이젠 '혁신'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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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최근 들어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의 모터쇼 참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알파 로메오, DS, 피아트, 인피니티, 지프, 볼보, 미쓰비시, 닛산, 푸조 등 9개 브랜드는 오는 9월 14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불참을 선언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북미 디트로이트 모터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더불어 세계 3대 모터쇼인 사실임을 감안하면 꽤나 이례적이다. 심지어 불참을 선언한 제조사들은 영향력 없는 브랜드가 아니다. 해당 9개 브랜드의 유럽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의 20%에 달한다. 


게다가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의 불참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 애스턴마틴, 볼보, 포드,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이 2016 파리모터쇼에 불참을 선언했고, 올해 4월 포드, 볼보, 지프, 피아트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2017 서울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분명 모터쇼는 자동차 업체와 고객들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어 왔다. 신차 공개와 콘셉트카 공개는 물론이고, 브랜드 가치와 향후 계획 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며, 팬들은 그런 모습에 박수와 지지를 보냈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였던 모터쇼가 갈수록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분명히 파악해보기 위해서는 모터쇼 불참을 선언했던 브랜드들의 입장을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 



벤틀리는 '모터쇼보다는 실제 구매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애스턴 마틴 CEO 앤디팔머(Andy Palmer)는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오토쇼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모터쇼에 활용하는 비용을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모터쇼 참가에 더 이상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람보르기니는 디젤게이트 여파로 인한 막대한 비용 손실 절감 및 회사의 판매 전략 전환, 볼보는 2014년부터 대부분의 모터쇼를 참가하지 않고, 그 비용을 소비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그 외 불참을 선언한 브랜드들도 대부분 같은 이유로, '모터쇼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는 미미하다'는 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지만, 해외 유명 모터쇼 기준 개별 참가 비용만 수십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게 된다. 하지만 모터쇼 관람객이 차량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유명 브랜드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과를 충분히 따져볼만하다.



너무 많은 볼거리와 메시지가 한 곳에 몰려있다는 모터쇼의 특성도 자동차 업체들에게 단점으로 작용한다. 모터쇼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자사의 특성과 매력을 잠재적 고객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해야 하지만, 수많은 브랜드가 한 곳에 몰려있는 모터쇼에서 고객이 한 브랜드에 집중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터쇼 특유의 눈길을 사로잡는 콘셉트카나 스포츠카, 신기술 등의 수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들은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재규어의 경우, 자사의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아트 오브 퍼포먼스(Art of Performance)'를 영국, 미국, 한국 등에서 개최하며 고객들에게 브랜드 체험 기회를 제공했고, FCA 코리아는 '지프 캠프'를 개최하며 자사의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포드 코리아는 '고(Go) 두(Do) 캠프'를 열어 포드 SUV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밖에도 메르세데스-벤츠, 푸조, 시트로엥 등 다양한 브랜드가 시승행사를 개최하며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모터쇼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특색 없이 열리는 모터쇼는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세계 최초의 1897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개최된 이후, 신차와 콘셉트카를 진열해 보여주는 형식 자체의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기존 형식과 경험을 고집한 채 브랜드 전시관 형식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모터쇼 대비 저렴한 비용과 즐길 거리가 풍성한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와 같은 자동차 축제에 모터쇼의 입지와 의미를 내어주게 될 것이 뻔하다. 어쩌면, 모터쇼는 지금 과거 명색을 이어가기 위해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다양한 혁신이 필요한 때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 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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