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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oid / Column]


반쪽짜리 국산차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 등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서 생산된 차종을 국내 수입해 판매하는 이른바 '무늬만 국산차'가 늘어나고 있다. 10여 년 전 지엠대우가 호주산 베리타스를 처음 도입해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르노삼성 QM3(르노 캡처), 르노 트위지, 르노 클리오, 쉐보레 볼트, 쉐보레 이쿼녹스 등 정말 다양한 모델이 국내 진출했다. 


하지만 해외서 힘들게 물 건너온 구원투수라고 칭하기엔 다수 모델이 심각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늘어나는 '무늬만 국산차'들이 부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물량 확보와 부품 수급의 어려움, 비싼 수리비 」


'무늬만 국산차'라는 칭호가 붙게 된 이유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차종은 모두 해외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부품 또한 해외서 주로 제작된다. 이는 여타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물량 확보와 부품 수급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게 되고, 물량 확보 부족은 고객들의 반감을 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국내 시장에서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어도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못하면 공급 및 판매의 차질로 이어진다. 예컨대, 쉐보레 임팔라는 지난 2015년 도입 초기 경쟁 모델인 '그랜저'를 꺾을 대항마라 불리며 하루 1천 대가량씩 계약이 될 정도로 큰 초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점차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했고, 이미 발길을 돌린 고객들을 되돌리긴 역부족이었다. 


또 해외 생산 모델이다 보니 부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해외서 수입되는 부품이니 만큼 높은 수리비가 청구될 수밖에 없다. 즉, 국산차에 기대하는 빠른 AS나 수리비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는 실제로 차량 구입 시 고객들이 진지하게 고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불가피한 가격 상승과 떨어지는 실효성 」


국산차 브랜드인지, 수입차 판매상인지 그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지금, 직수입 과정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QM3는 저렴한 국산 소형 SUV들이 대거 출격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직수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변동 사항이자 치명적인 단점은 가격 상승으로 꼽힌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 부과와 운송과정에서 발생되는 물류비 등 기타 추가 비용으로 인해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페인산 QM3인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등이 경쟁 모델 대비 300만 원 정도가 비싸고, 클리오 역시 1,954만 원~2,278만 원으로 차급 대비 높은 가격에 책정된 느낌이 없지 않다. 



쉐보레 이쿼녹스 역시 기본 가격이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네티즌들로 하여금 가격 논란을 사기도 했으며, 기대와 달리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쿼녹스는 출시 첫 달인 6월 385대가 판매됐고, 7월엔 그마저도 반토막나며 고작 191대에 그쳤다. 


이에 제조사 측은 기본 가격이 높지만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우수해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는 실제 고객들의 마음을 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주장이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차량 가격이 최우선으로 여겨지기 때문. 어쩔 수 없이 다소 높은 가격에 책정될 수밖에 없는 '무늬만 국산차'로서는 답답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 국내 고객 취향과 니즈 반영에 다소 불리 」 


실제 해외서 생산돼 건너오는 '무늬만 국산차'들은 국산 차종 대비 국내 고객들의 니즈 반영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태생부터가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산차의 경우, 국내 고객들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실제로 국산차들은 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 장비를 선호하는 국내 고객들의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고, 옵션 선택에 있어서도 한층 넓은 선택폭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국산차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강점이자 비결이기도 하다. 반면 무늬만 국산 차인 차종들은 해외서 생산돼 건너오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 




「 국산차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가격 장벽부터 뛰어 넘어야 」 


국내 생산공정 확대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해외 생산 모델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무늬만 국산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도 △5월 765대, △ 6월 549대, △ 7월 351대로 르노삼성이 잡은 판매 목표 대수인 월 1천 대와는 크게 멀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아무리 해외서 생산돼 건너온 수입 국산 차라 우겨도 국산차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한 기존과 동일한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착되는 엠블럼이 다른 것도 아니니, 수입 국산차라고 차별 대우를 받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더욱이 가격이 가장 중시 여겨지는 국산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시작부터 한 발 뒤처지는 셈이니, 판매 부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무늬만 국산차'가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정말 비현실적인 스펙을 갖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혁신적인 디자인, 우수한 성능, 합리적인 가격, 이 삼박자를 모두 갖춰야만 국산차와 붙어볼만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사 차량들이 국내에 진출하겠지만, 일차적으로 가격 장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내 고객들에게 선택받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들은 어떤 전략을 펼치며 국내 점유율을 공략해나갈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 모터로이드 칼럼기획팀 <저작권자 (c) 모터로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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